대구경북 일부 지방자치단체의 '문화도시 조성사업'이 헛바퀴만 돌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별 특색 있는 문화자원을 활용해 지역을 활성화하고 주민의 문화적 삶을 확산하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지만, 몇몇 전문 용역업체 주도로 추진되는 경우가 많아 지역특성을 살리지 못하고 사업 재원도 인건비에 과다 투입돼 '배보다 배꼽'이 큰 내실 없는 상황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것.
경북 칠곡군과 성주군, 대구 달성군은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하는 '법정 문화도시'에 도전했다 고배를 마셨다. 예비 문화도시로 지정된 세 지자체는 한 단계 높은 레벨인 법정 문화도시에 도전했으나 문화도시 생태계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노력의 흔적만 있을 뿐 실질적인 결과물이 없다는 이유로 탈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 지자체는 문화도시 조성사업 설계 및 기획을 상호는 다르지만 특정인이 대표 및 소장을 맡고 있는 전문 문화기획업체에 용역을 맡긴 것으로 확인됐다. 특정 용역업체가 지자체로부터 이 사업 설계를 따내 일을 주도하는 것은 전국적 현상으로, 안동시와 영덕군도 또다른 업체 한 곳에 동일하게 이 일을 맡겼다.
칠곡군이 이 사업에 투입한 예산은 지난 한해 7억5천만원에 이르고 다른 지자체도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시·군 스스로 사업을 추진할 역량이 부족하다보니 전문 업체에 일을 맡기는 실정"이라고 했으나, 일부에서는 "가장 특색있어야 할 문화사업을 몇몇 특정업체가 맡다 보니 공장에서 기성품을 생산하듯 문화를 찍어내는 꼴이 됐다"고 비판한다.
문화사업 용역화로 인해 사업에 사용될 예산 상당 부분이 용역업체 인건비에 쓰이고 전문가 초청 수당 등도 적지 않게 배정돼 정작 문화사업 부문에 쓰일 부분이 적다는 점도 문화도시 조성사업의 취지와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종춘 칠곡군 문화도시 시민추진단장은 "칠곡군의 경우 예산의 절반 정도가 용역비, 문화도시지원센터 인건비, 세부 사업 재용역 및 전문가 초청 등에 사용돼 이 사업에 참여한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부분은 적다"며 "여기에다 전문가 초청 좌담회 형식의 세부 사업이 많아 지역 문화 생태계 토양 배양보다는 양적 실적에만 치중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했다.
이와 관련, 경북도 관계자는 "문화도시 조성사업의 실제 추진 내용을 보면 취지와 무색하게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경북도는 지자체에 이 사업을 적극 권유하지 않는다"며 "부족하더라도 자체적으로, 늦더라고 차근차근 지역 차원의 문화적 역량을 키워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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