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자라나는 러시아 다문화 가족 아이들이 양국의 문화를 잇는 민간외교관으로 성장하길 바랍니다."
30일 대구세계시민교육센터에서 만난 리토브젠코 나탈리아(37) 대구러시아국민회 대표는 "부모의 출신국을 잇는 민간 외교관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러시아센터를 운영 중"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경산 대경대 관광과를 졸업한 나탈리아 씨는 지난 2004년 한국에 왔다. 대학에서 만난 남편과 결혼 후 지금은 대구세계시민교육센터 의상문화체험실에서 근무 중이다. 그가 한국에 오게 된 건 다름 아닌 2002년 월드컵 덕분이다. 나탈리아 씨는 "2002년 월드컵을 보며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가 생겨 한국어 공부를 시작했다"며 "여행사를 하는 이모의 조언도 한국에서 학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라고 설명했다.
2000년대 초반 러시아인에게 한국 생활이 녹록하지는 않았다. 나탈리아 씨는 "학교에 입학했지만 지방 대학이다 보니 외국인 학생이 6명뿐이었다"며 "그마저도 5명은 중국인이라 외롭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나고 생각하면 러시아어는 거의 사용하지 않아 한국어 실력은 잘 늘었다"고 덧붙였다.
세 자녀의 엄마인 그는 지역 러시아 출신 부모의 자녀들을 대상으로 달서구 진천동 러시아센터를 운영 중이다. 나탈리아 씨는 "처음에는 5명의 아동을 대상으로 집에서 문화교육 활동을 했지만, 온라인을 통해 인기를 끌면서 참여자가 늘어 100명에 이르기도 했다"며 "지금은 진천동 동사무소에서 토요일마다 교육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센터에서는 아이들이 전통음식 나눠 먹기, 전통복 체험, 풍습 등에 대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 수업에서 배운 러시아 실습을 위해 아동극제 등 문화 행사를 한 달에 한 번 열기도 한다. 그는 "센터는 아이들에게 전통문화를 교육하는 목적도 있지만, 외국인 엄마들이 흔히 겪는 선생님과의 소통 문제, 자녀의 교우관계 등에 대한 상담도 함께 진행한다"고 말했다.
이곳 러시아 센터는 민간에서 자비로 운영하는 곳이다 보니 어려움이 많다. 그는 "아이들에게 전문적인 수업을 해주고 싶지만 분명 교육 수준에 한계가 있다"며 "민간외교관으로 성장할 아이들에게 러시아 정부 차원에서도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앞으로 나탈리아 씨는 러시아 문화가 잘 이어지도록 센터를 확대하겠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그는 "우리 아이들이 자라나 결혼하고 아이들을 낳더라도 러시아 언어와 전통문화가 잊혀지지 않고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앞으로 더 큰 공간에서 더욱더 많은 러시아 이주민과 함께 소통하는 장을 만들고 싶다"며 포부를 밝혔다.
August 02, 2020 at 01:12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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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전통문화와 언어가 한국에 사는 후손들에게도 잘 전해지길..." 나탈리아 대구러시아국민회 대표 - 매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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