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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작가그룹 에이스트릭트의 디지털 영상전]
미디어작가 그룹 에이스트릭트의 첫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서울 종로구 소격동 국제갤러리의 ‘케이(K)3’관 내부. 파도치는 바닷가를 담은 멀티미디어 그래픽 동영상을 실제 풍경처럼 실감 나게 정면 벽과 바닥에 투사하고, 삼면의 거울에 교차해 반사하면서 광대한 조망감까지 살렸다. 여기에 파도의 음향까지 넣어 현장감을 극대화하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화랑이 파도가 밀려오는 여름 바닷가로 싹 바뀌었다. ‘쏴아’ ‘철썩’ 하는 소리를 들으며 발치 아래 밀려왔다 나가는 파도의 윤곽선과 포말은 손에 쥘 듯 가깝다. 그만큼 현장감이 뛰어나다. 미술 전시장이 첨단 디지털 영상 기술에 힘입어 마치 해변에 온 듯 느끼면서 산책할 수 있는 멀티미디어 그래픽 가상 공간으로 변신한 것이다. 서울 종로구 소격동 국제갤러리의 케이(K)3관에서 펼쳐지고 있는 이 영상 설치작업의 제목은 <빛나는 해변>(Starry Beach). 거리의 그래픽 영상·광고 제작 등을 해온 미디어 분야 디자이너 8~9명이 최근 결성한 신생 작가그룹 ‘에이스트릭트’(a’strict)가 4달 동안의 작업 끝에 미술판에 내놓은 데뷔작이다. 전시장을 덮은 이미지는 하늘 위에서 내려다본, 파도치는 해변의 약동이다. 물의 물성을 분석한 뒤 가상 시뮬레이션 실험을 통해 만들어낸 해변의 이미지는 디지털 멀티미디어 그래픽 기법으로 합성해 3분짜리 영상물로 완성됐다. 이를 6개의 프로젝터를 통해 정면 벽과 바닥 곳곳에 영상의 각기 다른 부분을 갈라 투사하고, 삼면의 거울에 교차해 반사시켜 광대한 조망감까지 살렸다. 여기에 바다에서 녹음한 파도의 음향을 덧붙여 현장감을 극대화했다. 파도의 흔적이 지나간 바닥에는 별처럼 빛점이 남아 반짝거리는 것도 볼 수 있다. 관객들은 해변을 거닐 듯, 파도 영상이 몰아치는 전시장을 가로질러 돌아보거나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밀려왔다 사라지는 파도를 뚫어지게 바라본다.
미디어작가 그룹 에이스트릭트의 첫 전시회가 열린 국제갤러리의 ‘케이(K)3’관 내부. 파도치는 바닷가를 실제 풍경처럼 투사한 멀티미디어 영상이 음향과 함께 펼쳐진다.
이번 전시는 거리의 대형 전광판이나 도심 공공건물의 미디어 월 등에서 볼 수 있었던 스펙터클한 몰입형 디지털 영상 이미지를 메이저 화랑과 협력해 처음 미술 시장으로 끌어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에이스트릭트는 지난 5월 삼성동 코엑스 아티움 발광다이오드(LED) 전광판에 대형 파도가 입체적으로 요동치는 영상 ‘웨이브’를 만들어 국내외에서 큰 화제를 모은 디지털 디자인 회사 ‘디스트릭트’(d’strict)가 모태다. 이성호 디스트릭트 대표는 “코로나 이후 멀리 나가지 못하고 단절된 생활을 하는 이들에게 기술력과 창의력을 통해 완성한 활력 있는 대자연의 이미지를 제공하면서 동시대의 시각적 흐름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미디어작가 그룹 에이스트릭트의 첫 전시회가 열린 국제갤러리의 ‘케이(K)3’관 내부. 파도치는 바닷가를 실제 풍경처럼 투사한 멀티미디어 영상이 음향과 함께 펼쳐진다.
디지털 몰입형 화면으로 자연이나 명화들을 갈무리해 보여주는 작업은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에 2018년 세워진 세계 명화 디지털 재현관 ‘빛의 벙커’ 등 주로 블록버스터 기획사의 전시를 통해 대중적인 저변을 닦고 있다. 그러나 뉴노멀 시대에 담론을 지닌 새로운 시각예술 장르로 자리를 굳히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미술계의 시각이 엇갈린다. 시각문화의 새로운 대안적 방향이라는 호평 못지않게 상업적 성격이 강한 눈요깃거리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에이스트릭트의 모체인 디스트릭트는 다음달 25일 제주에 국내 최대 규모의 몰입형 아트 전시관인 ‘아르테 뮤지엄’도 개관할 예정이어서 기술과 예술을 접목한 미디어아트의 새로운 모색이 앞으로 더욱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9월27일까지. 글·사진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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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19, 2020 at 05:24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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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이상의 새로운 바다…이미지 바다, 전시장이 철썩 : 문화일반 : 문화 : 뉴스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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