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은 2018년 도입, 1000억 이상이면 상장 가능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가 시가총액(총 발행주식 수에 주가를 곱한 금액)이 일정 기준을 넘으면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을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는 코스피에 신규 상장하기위해선 매출액, 당기순이익 등 시총 이외의 다른 요건도 충족해야한다.
코스닥시장에는 시총이 1000억원 이상이거나 자기자본이 250억원 이상인 기업에 대해서는 다른 요건을 보지 않고 상장을 허용해주는 규정이 있다. 기업의 미래가치와 성장성을 보고 상장 기회를 주는 것이다. 금융위와 거래소는 이런 시총단독요건 상장규정을 유가증권시장에도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거래소 고위 관계자는 "과거 실적만을 갖고 코스피 상장을 허용할지를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는 이익을 잘 내지 못하더라도 미래가치와 성장성이 있는 기업이라면 상장 기회를 주기위해 시총단독요건을 도입하려고 금융위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금융위 관계자도 "거래소와 시총단독요건 도입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했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 2월 발표한 올해 업무계획에서 기업 상장과 관련 "현행 과거실적 중심의 진입요건을 미래 성장성을 반영하는 시장평가(시총) 중심으로 정비할 방침"이라는 계획을 밝혔는데 이를 구체화기 위해 시총만을 반영해 코스피에 입성토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코스피 시장에 상장하기 위해선 시총 외에도 다른 경영성과를 동시에 충족시켜야한다.
기준시가총액(공모가격x상장 예정 주식수)이 2000억원 이상인 경우는 매출액이 1000억원 이상 또는 당기순이익이 50억원 이상이면 상장 신청을 할 수 있다. 기준시총이 6000억원 이상이면 매출액이나 당기순이익이 기준치에 미달해도 자기자본 2000억원 이상이면 상장 신청을 할 수 있다. 매출액, 당기순이익, 자기자본 등 지표를 시총과 동시에 충족해야 상장이 가능한 것이다.
유가증권시장에 시총단독요건이 도입되면 단백질 치료제 개발 기업인 에이프로젠 등이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에이프로젠은 매출액이 178억원(이하 2019년말 기준), 당기순손실 185억원, 자기자본 1926억원이지만 기업의 성장가치가 반영된 시총은 8935억원(21일 기준‧38커뮤니케이션)에 달한다. 현재 에이프로젠 계열사인 에이프로젠제약(003060), 에이프로젠KIC, 에이프로젠H&>는 상장돼있지만 에이프로젠은 비상장사다.
코스닥 시장에는 이미 시총 또는 자기자본만을 평가해 상장을 허용토록 하는 규정이 도입된 바 있다. 금융위는 지난 2018년 1월 발표한 ‘자본시장 혁신을 위한 코스닥 시장 활성화 방안’에서 시가총액 1000억원 이상 기업에 대해 시총만을 보고 상장을 허용하도록 하겠다고 했고 거래소는 4월부터 이를 시행했다.
미국 나스닥(NASDAQ)시장, 일본 자스닥(JASDAQ), 영국 대체투자시장(AIM·Alternative Investment Market) 등 글로벌 상장시장들은 성장성이 높은 기술기업이 당장 이익을 내지못하더라도 장외시장에서 평가받은 시총만을 보고 상장을 허용해주고 있다. 실제 2003년 설립된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는 창업 후 지난해까지 이익이 나지 않음에도 이런 규정을 이용해 2010년 나스닥 시장에 상장돼 전세계 투자자들의 자금으로 기술개발에 나서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와 인터넷, 전기차 등 다양한 미래 성장산업이 주력 종목이 되는 주식시장이 형성되고 있기 때문에 기업가치와 성장성을 보고 상장의 기회를 주는 것은 전세계의 트렌드가 되고 있다. 한국도 이런 변화를 수용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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