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엽 기자 = 대한상공회의소 차기 회장에 대한 재계의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에 이어 누가 재계를 대표할 것이냐가 관심이어서다.
대한상의는 지난 2016년 국정농단 사건 이후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의 역할이 축소되면서 재계와 산업계 목소리를 대변하는 역할을 주도해 왔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대한상의를 경제 1단체로 대화창구를 가동중이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우선 대한상의 차기 회장에는 최태원 SK 회장과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대한상의 회장의 임기는 3년으로 문재인 정부는 물론 차기 정부와도 손발을 맞춰야 한다. 최 회장과 서 회장이 하마평에 오르는 것은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보여줬듯 때론 정치권을 향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는 점에서다. 여러모로 경륜과 안정감, 그리고 재계를 대표하는 상징성까지 두루 갖춘 인사여야 한다고 재계는 입을 모은다.
최태원 SK 회장(사진 왼쪽)과 서정진 셑트리온 회장<사진=뉴스핌 DB> |
재계에서는 대한상의 회장 후보로 최 회장을 비중있게 거론하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4대 그룹 총수 중 사실상 맏형격인데다 줄곧 기업의 사회적 가치 창출을 강조하는 등 사회적 공기(公器)로서의 기업과 기업인의 역할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어서다.
최 회장은 1998년 이후 20년 넘게 그룹 전체를 총괄하면서 SK그룹을 글로벌 선두 기업으로 키워냈다. 그러면서도 임직원들과 격의 없는 스킨십을 나눌 정도로 소탈한 스타일이다. 재계는 물론이고 정치권과의 소통에서도 그의 리더십이 빛을 발할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최근 4개 그룹 총수 간 회동이 빈번하게 이뤄지면서 이들을 중심으로 최 회장을 추대하는 쪽으로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시각도 있다. 또 박용만 회장이 최 회장에게 사석에서 차기 회장직을 맡아달라고 제안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다만 재계 일각에서는 최 회장의 하마평과 관련해 "대한상의 차기 회장 논의가 너무 일찍 나와 박용만 회장이 다소 당황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직 논의 자체가 시기상조라는 이야기도 있다.
최 회장과 함께 K-바이오 신화를 쓴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도 물망에 올라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K-바이오에 대한 국내외 관심이 높아지면서 서 회장의 무게감도 날로 커지고 있다.
서 회장은 재계 총수로서는 드물게 직접 취재진을 만나 본인의 견해를 피력하는 것을 즐길 정도로 대중과의 소통에 능하다. 한국에서 항체신속진단키트와 항체치료를 원가에 공급할 것이라고 발표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서 회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전 세계적인 재앙으로 돈을 버는 것은 불명예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서 회장은 정치권과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자수성가형 재계인사라는 점도 문재인 정부 하에서 강점이 될 수 있다.
또한 서 회장은 친문 핵심인 박남춘 인천시장과 인천 제물포고 동창으로 각별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와도 깊은 교감이 가능한 셈이다. 그는 올해 말 경영에서 은퇴할 뜻을 내비친 바 있어 차기 대한상의 회장에 대한 도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셀트리온은 현재 서울상의에 속해있지 않아 서 회장이 서울상의 회장을 겸임하는 대한상의 회장이 되기 위해서는 셀트리온이 인천상의에서 서울상의로 등록을 변경해야 한다.
재계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과 서정진 회장 모두 차기 상의 회장 후보로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양 그룹은 공식적으로 말을 아끼고 있다.
이 밖에 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도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대한상의 회장은 통상 서울상의 회장이 겸직하기 때문에 서울상의 회장단이 서울상의 회장을 추대하면 자동적으로 결정된다.
서울상의 회장은 내년 2월 열리는 서울상의 의원총회에서 부회장단(23명)의 추대로 결정된다.
현재 부회장단에는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공영운 현대차 사장, 권영수 (주)LG 부회장,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등이 포진하고 있다.
sunup@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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