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재선시 텐센트 위챗 이어 게임도 제재 가능성… 크래프톤 내년 IPO 악재
중국·인도 국경분쟁에 인도 내 배틀그라운드 모바일(PUBG Mobile) 서비스가 종료됐다. 인도 정부가 배급사인 중국 텐센트를 제재한 여파다. 배틀그라운드 개발사 펍지의 모회사 크래프톤은 내년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다. 크래프톤 수익 절대다수가 배틀그라운드 한 게임에서 나오고 있는 만큼, 상장에도 차질이 따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도 모바일 앱 시장 규모는 미국과 중국에 이은 세계 3위다. 인도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총 다운로드의 24%를 차지한 지역이다. 인도 배틀 그라운드 모바일 사용자는 3300만명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 최대 시장 중 하나를 잃은 것이다.
◇ 인도 정부, 텐센트·크래프톤 운영권 이전 허용치 않은듯
배틀그라운드는 한국 펍지가 개발한 PC 게임이다. 모바일 버전은 펍지 IP(지식재산권)로 펍지·텐센트가 공동 개발했다. 글로벌 배급·운영권은 텐센트가 갖고 있다. 펍지는 사건이 불거진 지난 9월초 텐센트의 운영권을 회수하고 직접 서비스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끝내 게임 운영 종료를 막지 못했다.
게임업계는 인도 정부가 텐센트·펍지의 운영권 이전을 ‘꼼수’로 판단해 허용하지 않았을 것으로 본다. 텐센트는 ‘이미지 프레임 인베스트먼트(IMAGE FRAME INVESTMENT(HK) LIMITED)’를 통해 크래프톤 지분 13.2%를 보유 중이다. 텐센트가 장병규 의장(17.4%)에 이은 크래프톤 2대 주주인 것이다. 마샤오이(馬曉軼) 텐센트 부사장은 크래프톤 등기임원이기도 하다.
크래프톤은 화평정영과의 관계를 공식 부정하고 있다. 하지만 화평정영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과 사실상 같은 게임이다. 화평정영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중국 서비스 종료와 함께 출시됐고,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을 업데이트하면 화평정영이 된다. 이름만 바꾼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펍지는 텐센트 인도 운영권 회수 당시 위약금 없이 계약을 상호해지하기도 했다. 텐센트와 펍지 모회사 크래프톤이 사실상 한몸처럼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조사 기관은 모두 배틀그라운드 모바일과 화평정영을 같은 게임으로 분류하고, 텐센트 게임으로 인식한다"며 "인도 정부 입장에선 서비스 주체를 한국 법인으로 바꿨을 뿐 같은 텐센트 계열로 받아들였을 것"이라고 했다.
◇ IPO 앞둔 크래프톤 타격 불가피… 트럼프 재선시 美 제재 대상 될수도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 서비스 종료는 IPO를 앞둔 크래프톤에게 큰 타격이다. 크래프톤은 2020년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 8872억원, 영업이익 5137억원을 기록했다. 크래프톤의 별도기준 상반기 매출은 103억원, 영업손실은 513억원이다. 실적 대부분을 배틀그라운드 제작사 펍지에 의존하는 구조다.
인도 서비스 종료가 중국과 엮인 문제라는 점도 발목을 잡는다. 지난 9월 미국 정부는 텐센트가 투자한 미국 게임회사들에 데이터 보호 규약 관련 정보 제출을 요구한 바 있다. 미국은 텐센트가 제작한 메신저 위챗을 퇴출시키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텐센트 본격 제재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이 경우 텐센트가 서비스 중인 배틀그라운드 모바일도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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