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머들 불만 폭발...회사측 후속 대응도 실망 키워
"차를 불렀는데 하늘에서 날아오네요. 2077년식 공중부양인가요?"
"2분마다 버그가 발생한다. 도저히 진행할 수가 없다."
개발·홍보비로 추정 1억달러(약 1,000억원)가 쓰였고, 게임이 나온다고 발표한 이후 개발에만 8년이 걸린, 한때 "게임의 미래"라고 불리던 '초 대작' 게임을 직접 접한 네티즌들의 반응이다.
폴란드의 게임 개발사 CD프로젝트 레드(CDPR)의 신작 게임 '사이버펑크 2077'에 대한 평가가 게임이 출시되자마자 나빠지고 있다. 개발 발표 후 8년이 지나서, 그것도 여러 차례 미뤄진 뒤 간신히 빛을 봤는데, 정작 결과물은 '버그 덩어리'라는 성적표를 받아 들었기 때문이다.
게임 때문에 트라우마까지... 일론 머스크도 '한소리'
14일(현지시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영어권 커뮤니티 사이트 '레딧'의 사이버펑크 서브레딧(r/cyberpunkgame)에 올라온 한 게시글을 캡처해 자신의 트위터에 소개해 화제를 불렀다.
내용을 보면 "게임을 위해 일주일 휴가를 냈지만, 이 게임이 내가 8년 동안 기다린 게임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울다 지쳐 잠들었다. 내 PS4(플레이스테이션 4, 게임 전용기기)를 건드리기조차 싫다"고 적혀 있다.
어떤 지경이기에 게임 하나가 이렇게 큰 '트라우마'까지 남겼을까. 일단, '사이버펑크' 테마를 갖춘 가상의 2077년을 무대로 한 이 게임은 내용 자체는 대체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게이머들은 지나치게 잦은 버그가 그 좋은 점을 상쇄할 정도로 게임에 대한 몰입을 방해한다고 입을 모은다.
게임 속 차량이나 사람이 이유도 없이 하늘을 난다거나, 총격전 속에서도 비 플레이어 캐릭터(NPC)가 겁을 먹지 않고 서 있거나 천천히 걸어다니는 모습 등을 묘사한 영상이 유튜브 등지에 무수히 올라오고 있다.
여기에 최신 사양 컴퓨터가 아닌 일부 게임기에서는 그래픽 수준이 나빠지고, 캐릭터의 움직임이 느려져 게임을 제대로 진행할 수조차 없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머스크 CEO는 "사이버펑크 2077이 (내용은) 좋은 게임이라고 생각하지만, 옛날 게임기라고 하지도 못하면 무슨 소용이냐"며 "겉으로만 보이는 부분(그래픽)을 발전시키는 것도 중요하지 않은가"라고 덧붙였다.
회사 주가마저 폭락.... "게이머들은 오래 기억한다"
이 때문에 평가 점수도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발매 전까지만 해도 게임 전문 비평 사이트 '메타크리틱'에서 '사이버펑크 2077'의 전문 리뷰어 평가는 한때 90점을 넘으며 큰 찬사를 받았지만, 발매가 끝난 현재 게이머들의 평가는 PC(컴퓨터) 판이 10점 만점에 7점, 게임기판에서는 3점까지 추락했다.
게임사가 발매 전 리뷰어를 상대로 일종의 사기극을 벌인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도 있다. '오픈크리틱'을 비롯한 일부 리뷰 사이트는 제작사인 CDPR이 높은 리뷰 점수를 받기 위해 PC로만 플레이하도록 게임을 제공했으며, 성능이 떨어지는 옛 게임기용으론 게임을 공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게임의 그래픽 저하 문제를 숨겼다는 얘기다.
논란 속에 폴란드 증시에서 개발사 CDPR의 주가도 약 9개월 전 수준으로 폭락했다. 미국의 국제 투자사 번스타인의 매티 리터넌 분석가는 보고서를 통해 "사이버펑크 2077을 둘러싼 문제로 CDPR이 이미지에 손상을 입었다"며 "게이머들은 (문제를) 오래 기억할 것"이라고 밝혔다.
"불만족시 환불" 공언했지만...
제작사는 "불만족한 구매자들에게 환불해주겠다"고 했지만 이마저도 판매사와 협의되지 않은 내용이었다.
CDPR은 14일 여러 국가 언어로 공개 성명을 발표해 '사이버펑크 2077'의 알려진 버그와 성능 문제를 대대적으로 개선하는 업데이트를 늦어도 내년 2월까지 완수할 것이라고 밝히고 "기회를 달라"고 읍소했다.
이어 업데이트를 기다릴 수 없는 구매자들은 환불을 요청할 수 있다며 "판매처에서 환불이 여의치 않다면 오는 21일까지 회사 측에 연락해 달라"고 밝혔다. 하지만 유로게이머에 따르면 정작 PS4와 XBOX의 온라인 게임 유통을 담당하는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는 들은 바가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CDPR의 다른 게임인 '위처' 시리즈의 팬을 자처하는 닐 헨더슨 BBC 기자는 트위터를 통해 "게임사들은 그동안 소비자를 엉망으로 대해 왔지만 제대로 보도되지 않고 있다"며 "결과물이 기대와 다를 때 환불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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