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 100년, 푸둥간부학원 교육생 인터뷰
당 간부들 1년 한두차례
사상·실무 등 합숙교육
지역 따라 고민도 달라
도-농 등 ‘균형 발전’ 화두
지난 18일 중국 상하이 푸둥간부학원 강의실에서 전국 각지에서 온 공산당 간부들이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관련 강의를 듣고 있다. 정인환 특파원 inhwan@hani.co.kr
중국 상하이 푸둥 신구 첸청루 99호에 자리한 푸둥간부학원은 징강산, 옌안(산시성)과 함께 공산당 중앙위원회가 직할하는 3대 교육기관으로 통한다. ‘시진핑 사상’ 관련 교육 프로그램만 110가지에 이를 정도로 사상과 실무 교육을 아우른다는데, 교육생인 ‘당 간부’들의 생각에는 편차가 많아 보였다. “열흘 일정 합숙교육인데, 오늘이 사흘째다. 통상 1년에 1~2차례는 이런 교육을 받는다.” 지난 18일 오전 푸둥간부학원에서 만난 추샤오보(51) 상하이시 문화여행국 부주임은 저장성 리수이의 농촌 출신이라고 했다. 개혁·개방과 함께 성장한 그는 대학 졸업을 앞둔 1992년 입당했단다. “그간 뭐가 달라졌는지 세가지만 꼽아보라”고 했더니, 망설임 없이 답을 내놨다. “가장 큰 변화는 통신이다. 창춘에 있는 지린대학에 다녔는데, 그때만 해도 집으로 전화 한통 하려면 한달 정도는 잡아야 했다. 편지나 전보를 보내 몇날, 몇시에 전화를 하겠다고 미리 통보부터 해야 한다. 그런 뒤 정해진 날짜와 시간에 맞춰 우체국에 가서 전화를 했다.” 교통편도 상전벽해다. “대학에 갈 때 꼬박 3박4일이 걸렸다. 고향 집에서 버스를 타고 소도시에 나온 뒤, 기차를 타고 상하이로 가서 1박을 했다. 상하이에서 창춘까지 장거리 열차는 빨라야 38시간이 걸렸다. 지금은 고속철로 11시간이면 갈 수 있다.” 그는 “먹는 것도 달라졌다. 예전엔 한달에 한번 정도 고기를 먹을까 말까였는데, 지금은 건강을 생각해 육식을 줄이는 세상이 됐다”며 웃었다. 추 부주임은 고고학을 전공한 ‘문화 전문가’다. 상하이로 옮겨오기 전까지 저장성 닝보박물관 관장을 지냈다. 그는 “정치는 안정됐고, 경제도 번영을 구가하고 있다. 사회주의 초급 단계를 넘어서 ‘고질량 발전’을 이루기 위해선 이제 문화적 측면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거대 도시의 당 간부는 ‘소프트 파워’를 고민하지만, 지방 소도시의 당 간부는 여전히 ‘개발’이 화두다. 산업 기반이 취약하고, 인구도 약 460만명에 불과한 전형적인 지방 소도시인 산둥성 중부 쯔보시의 위안량(45) 부시장도 마찬가지다. 1998년 입당했다는 그는 “푸둥학원 교육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도시와 농촌의 간극만큼이나 큰 것이 상하이 등 ‘1선 도시’와 쯔보 같은 ‘3선 도시’의 격차다. 청년층은 양질의 일자리와 각종 사회서비스가 몰린 대도시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 젊은이가 외면하면, 격차는 더욱 벌어진다. ‘균형 발전’이 중국 최대의 고민거리로 떠오른 것도 이 때문이다. 위안 부시장은 “오래된 중소 제조업 도시여서, 환경오염도 심각하고 첨단기술도 없다. 늦었지만 첨단산업과 서비스업 중심으로 정책을 바꾸고 싶다”고 말했다. 중앙정부의 정책은 거시적이다. 구체적인 정책은 각급 지방정부가 선택할 몫이다. 격차는 좁히기 쉽지 않은 구조다. 위안 부시장은 “교육기간 중 합숙을 하면서 전국 각지에서 온 비슷한 처지의 중간간부들과 고민을 나누고 경험을 공유하는 게 큰 도움이 된다”며 “가난하고 낙후한 지역도 기업처럼 서로 경쟁을 하면서 발전을 추동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상하이/정인환 특파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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