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난 왜 여친 없어”…5명 죽인 영국 22세 남성이 심취한 '인셀 문화'란? - 경향신문

제이크 데이비슨(사진)이 지난 12일 영국 남서부 데번주 플리머스에서 총격을 가해 어린이를 포함해 5명을 살해했다. 유튜브 동영상 화면 갈무리

제이크 데이비슨(사진)이 지난 12일 영국 남서부 데번주 플리머스에서 총격을 가해 어린이를 포함해 5명을 살해했다. 유튜브 동영상 화면 갈무리

영국에서 11년 만에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으로 어린이를 비롯해 5명이 숨을 거뒀다. 경찰은 22세 남성의 여성 혐오적 동기에 의한 범행으로 보고 수사에 돌입했다.

영국 데번 경찰은 13일(현지시간) 제이크 데이비슨(22)이 전날 잉글랜드 남서부 데번주 플리머스에서 5명을 총기로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밝혔다.

데이비슨은 플리머스의 자택에서 자신의 어머니 맥신 데이비슨(51)을 살해하고, 밖으로 나와 세 살짜리 여아 소피 마틴과 그의 아버지 리 마틴(43)을 살해했다. 이어 인근 공원으로 이동해 남녀 행인인 스티븐 워싱턴(59)과 케이트 셰퍼드(66)를 살해했다. 6분 만에 5명의 목숨을 빼앗은 뒤 그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데이비슨은 평소에 여성 혐오적인 ‘인셀 커뮤니티’에서 활동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셀(incel)이란 여성과 성관계를 해보지 못한 ‘비자발적인 독신주의자(involuntary celibate)’를 합친 신조어다. 주로 온라인에서 활동하는 인셀들은 자신의 성적 실패를 여성에 대한 분노로 돌리는 경향이 있다고 BBC가 전했다.

그는 범행하기 불과 며칠 전에 온라인에 “여성들은 오만하고 믿을 수 없다” “나는 16~17세 여자친구를 사귈 자격이 있다”는 글을 올렸다. 지난달 28일 소셜미디어에 “나는 인생에서 패배했다”고 개탄하는 한편, “영화인 건 알지만 가끔 내가 터미네이터 같은 존재라고 생각하기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는 온라인에 자신의 어머니와 비혼모에 대한 혐오감을 표현하기도 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영국에 여성 혐오적인 ‘인셀 문화’가 만연했다는 우려가 나왔다. 데이비슨의 유튜브 채널에는 인셀들이 몰려와 그의 범행을 영웅적 행동으로 치켜세우는 댓글을 달았다고 더타임스가 전했다. 영국에서 가장 큰 인셀 커뮤니티 회원수만 1만3000명에 달하고, 게시글도 20만개에 이른다.

경찰은 범행의 주요 동기를 여성 혐오와 정신건강 문제라고 보고 수사하고 있다. 그러나 경찰이 이번 사건을 테러 사건이 아닌 일반 사건으로 처리하려 하자 반발이 일고 있다. 나지르 아프잘 전 잉글랜드 북서부 검찰총장은 “경찰은 여성 혐오 문제를 더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과 달리 캐나다에서는 인셀 운동을 ‘폭력적 극단주의 운동’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데이비슨이 총기 면허증을 범행 직전에 재발급받았던 사실도 논란이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데이비슨을 폭행 혐의로 수사하다가 같은 해 12월 그의 총기 면허를 취소했다. 그러나 분노 조절 교육을 받았다는 이유로 지난달 그에게 총기 면허를 재발급했다.

정치권도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데이비슨이 합법적으로 총기를 가질 수 있던 이유를 “적절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는 “총기 허가법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에서 총기 난사 사건은 11년 만에 일어났다. 2010년 6월엔 잉글랜드 컵브리아의 택시 운전기사가 총기를 난사해 12명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영국은 1996년 던블레인 초등학교 총격 사건으로 어린이 16명과 교사 1명이 숨진 이후 총기 규제를 대폭 강화한 바 있다.

추모객들이 14일(현지시간) 영국 데번주 플리머스의 총기 난사 현장에서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플리머스|AP연합뉴스

추모객들이 14일(현지시간) 영국 데번주 플리머스의 총기 난사 현장에서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플리머스|AP연합뉴스

Adblock test (Why?)

기사 및 더 읽기 ( “난 왜 여친 없어”…5명 죽인 영국 22세 남성이 심취한 '인셀 문화'란? - 경향신문 )
https://ift.tt/3g5t72I
문화

Bagikan Berita Ini

Related Posts :

0 Response to "“난 왜 여친 없어”…5명 죽인 영국 22세 남성이 심취한 '인셀 문화'란? - 경향신문"

Post a Comment

Powered by Blogg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