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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지개 켜던 문화계 코로나19 재확산에 또다시 패닉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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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영향으로 한때 영업을 중단했던 서울 중구 명동 씨지브이(CGV)의 지난 3월 모습.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코로나19 영향으로 한때 영업을 중단했던 서울 중구 명동 씨지브이(CGV)의 지난 3월 모습.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대체 언제까지 작품을 연기하고 취소하며 견뎌야 하나!”(한 영화 관계자) 서서히 활력을 찾아가던 문화계에 또다시 된서리가 내리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영화, 공연, 콘서트, 전시 등이 잇따라 취소되거나 연기되면서, 문화계 전반에 올봄의 악몽이 어른거리는 상황이다. 극장가는 코로나19 2차 대유행의 위기 앞에 또다시 얼어붙었다. 올여름 <반도>를 비롯해 <강철비2: 정상회담>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등이 관객을 끌어모으며 부활의 움직임을 보였으나, 다시 날개가 꺾였다. 씨지브이(CGV)와 메가박스 등 영화관은 객석 거리두기를 위해 가용 좌석을 절반으로 줄였고, 씨지브이 용산 아이파크몰점과 인천 연수점은 코로나19 확진자 방문으로 한때 임시휴업에 들어가기도 했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관객 수 감소는 수치로도 나타나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자료를 보면, 코로나가 확산 일로로 접어들면서 지난 18일(화) 14만4451명이던 관객 수는 19일(수) 12만8734명, 20일(목) 11만2973명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일주일 앞선 11일 24만4876명, 12일 31만2781명, 13일 27만9376명에 견주면 사실상 절반 이하로 떨어진 것이다. 20일부터 일일 확진자 수가 300명을 넘어서면서 금~토 관객 수는 전주 대비 30% 이하로 떨어졌다. 21일(금) 10만6512명, 22일(토) 19만5223명으로 전주(14일 42만1273명, 15일 65만7829명)에 견줘 각각 25.2%, 29.6% 수준이었다. 영화 개봉도 줄줄이 미뤄지는 상황이다. 곽도원 주연의 <국제수사>는 19일 개봉을 사흘 앞두고 무기한 연기됐다. 이 영화는 코로나19로 지난 4월에도 개봉을 한차례 연기한 바 있다. 이정현 주연의 <죽지 않는 인간들의 밤>도 개봉을 9월에서 10월로 미뤘고,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테넷>을 비롯해 밀리터리 스릴러 <고스트 오브 워>, 12살 소녀의 이야기를 담은 <나를 구하지 마세요> 등은 시사회와 기자간담회를 취소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의 휴관 안내문. 이 박물관은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에 따라 지난 16일부터 휴관에 들어갔다. 국립중앙박물관 누리집 갈무리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의 휴관 안내문. 이 박물관은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에 따라 지난 16일부터 휴관에 들어갔다. 국립중앙박물관 누리집 갈무리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공연계도 비상이 걸렸다. 지난 19일 정부의 완전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처에 따라 국공립 시설을 중심으로 공연 취소가 이어졌다. 국립발레단은 21~23일 예술의전당 씨제이(CJ)토월극장에서 선보일 예정이던 <허난설헌―수월경화> 공연을 취소했다. 세종문화회관과 예술의전당은 이달 공연을 대부분 취소하거나 연기했고, 정동극장도 19일 계획된 <양준모의 오페라 데이트>를 취소했다. 국립극단은 지난 6일 개막한 연극 <화전가>를 19일부터 전면 중단했다. 뮤지컬과 서울 대학로 공연 취소도 잇따르고 있다. 대극장 뮤지컬 <킹키부츠>가 22~23일 공연을 취소했고, 소극장 뮤지컬 <난설>은 출연 배우 유현석이 코로나19 확진자의 2차 접촉자로 확인돼 22~23일 공연을 중단했다. 뮤지컬 <루드윅>도 22~23일 공연을, <전설의 리틀 농구단>과 <개와 고양이의 시간>은 22일 공연 취소를 결정했다. 연극 <존경하는 엘레나 선생님>도 22일 공연을 취소했다. 콘서트도 줄줄이 취소·연기됐다. 21일부터 서울에서 사흘 동안 진행될 예정이었던 <내일은 미스터트롯> 감사 콘서트는 중단됐고, 각각 28~29일과 다음달 6일 계획된 충북 청주 공연과 경기 화성 공연은 추후 일정을 잡지 않은 채 연기됐다. 인천 중구문화회관에서 26일과 29일 각각 열릴 예정이었던 변진섭과 버즈의 공연도 취소됐다. 문화예술시설도 얼어붙었다.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민속박물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등이 휴관에 들어갔고, 경기도와 부산 등의 지역에서도 공공 문화시설이 모두 문을 걸어 잠갔다.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지난 20일 폐쇄된 서울 마포구 에스비에스(SBS) 상암 프리즘타워의 모습. 연합뉴스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지난 20일 폐쇄된 서울 마포구 에스비에스(SBS) 상암 프리즘타워의 모습. 연합뉴스
특히 이번 코로나19 재확산은 방송가도 위협하고 있다. 확진자가 줄줄이 나오면서 촬영이 중단되거나, 방송사·언론사 사옥이 봉쇄되는 등 일시 업무 정지(셧다운) 조처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기독교방송>(CBS)은 19일, <에스비에스>(SBS) 상암 프리즘타워는 20일 폐쇄됐다. <한국방송>(KBS)은 22일 “주요 드라마 제작을 8월24일부터 8월30일까지 일주일 동안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제이티비시>(JTBC)도 드라마 6편의 촬영을 21일부터 일시 중단했다. 한차례 위기를 견뎌낸 문화계에 또다시 코로나19 여파가 덮쳐오면서 관련 산업 종사자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9월 콘서트 개최를 준비하고 있는 가요계 한 관계자는 “모두의 노력으로 회복의 조짐이 보이던 상황에서 다시 위기가 닥쳐오니, 이제는 희망을 가질 수 없게 돼버렸다”며 “미루고 미룬데다 고생스럽게 공연을 준비했는데, 지금 추세라면 또다시 연기하거나 취소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허탈해했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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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23, 2020 at 05:17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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