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산업 초토화…피해규모 최소 1조4000억원
"마트·지하철은 되는데 전시회는 왜?" 차별 논란
지난달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주요 전시회와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면서 전시업계가 고사 위기에 처했다. 전시회가 유일한 수입원인 장치·디자인·서비스 업체들은 매출이 없어 문을 닫는 것을 검토하는 상황이다. 올해 예정된 행사의 70% 이상이 취소되면서 올해 전시업계가 입은 피해만 1조4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한국전시주최자협회와 전시업계에 따르면 올해 1~8월 예정됐던 국내 전시회 362건 중 254건이 취소됐다. 당초 전시업계는 올 상반기 개최하지 못한 행사를 하반기로 연기하려 했으나, 지난달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미뤄진 전시마저 전면 취소 또는 연기되는 분위기다. 한국전시산업진흥회 관계자는 "지난달 정부의 집합금지 강화 조치 이후 한 달 사이 취소된 전시회만 26건, 연기된 전시회는 38건에 달한다"고 말했다.
올 하반기 상황이 나아지길 기대했던 전시업계는 "참담하다"는 반응이다. 전시업계는 코엑스 같은 전시 운영사, 전시 기획을 담당하는 전시주최사, 전시회에 필요한 부스를 설치하거나 관련 디자인 등을 도맡는 장치·디자인 업체, 관련 물품을 대여하는 서비스 업체들로 이뤄지는 산업이다. 대다수가 매출 10억, 종사자 10인 이하의 영세 기업인데, 전시 성수기로 꼽히는 봄(3~5월)과 가을(9~10월)에 일감이 뚝 끊기면서 산업이 붕괴 위기에 처했다.
국내 한 전시주최사 관계자는 "업체들이 당장 직원 월급을 줄 수 없을 정도로 상황이 어렵고 상반기 중 이미 파산한 기업도 많다"며 "자영업자와 더불어 코로나 사태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산업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일부 전시 주최사는 행사를 온라인으로 전환해 수출 활로를 모색하고 있지만 오프라인 전시회 수준의 매출·홍보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업계는 지적한다.
일례로 코트라는 오는 19일까지 열리는 ‘서울푸드 2020’ 전시회를 온라인으로 진행 중이다. 코트라 관계자는 "원래 5월로 예정된 행사였는데 코로나 사태로 인해 9월로 미뤘다"며 "또 연기하면 참가업체들이 치러야 할 비용이 늘어나기 때문에 올해는 온라인으로 개최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이 행사에는 1600여개 업체가 참가했는데, 올해는 해외 업체 800곳이 빠지고 국내 업체도 예년의 절반 수준인 400여개 업체만 참석했다.
정부는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전시산업에 6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지만 실효성이 전혀 없는 지원책이라고 업계는 지적한다. 전시회 참가 기업을 대상으로 부스비를 지원한다는 내용인데 전시회가 열리지 않아 혜택을 받은 기업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5일 발표한 ‘코로나 대응 기업 지원 추가 대책’에서 "취소된 전시회의 온라인 전시회 전환 비용을 지원하고, 향후 오프라인 전시회 재개 시 개최 비용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업계는 백화점·마트, 지하철 등은 정부의 50인 이상 집합금지 명령을 받지 않으면서 전시회가 전면 금지된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주장한다. 전시운영사 관계자는 "제일 작은 전시장도 축구장 2개 크기에 지하철이나 대형마트, 백화점보다도 더 철저하게 방역을 하는데 어떻게 마트는 열어도 되고 전시는 안된다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정부의 실질적 지원이 이뤄지지 않으면 버티지 못하고 파산하는 기업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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