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세워진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여객기들./사진=연합뉴스 |
[미디어펜=박규빈 기자]아시아나항공 새 주인으로 한진그룹이 유력한 가운데 내주 중 대한항공과 한국산업은행이 고용 보장과 인수 금융 지원 방안을 담아 입장을 표명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1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산업은행은 오는 16일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 방안에 대해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있었던 반일불매운동과 올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심각한 경영난에 처한 상태다. 영업손실 규모는 지난해 전체 3683억원, 올해에는 상반기까지 누적 931억원 기록했다. 대한항공이 3분기 영업이익 79억원을 낸 것을 감안하면 아시아나항공 역시 실적이 좋지 않을 것임을 예상할 수 있다.
때문에 한진그룹이 아시아나항공 M&A를 단행할 경우 경영 정상화에 바로 착수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평가다.
그러나 한진그룹과 산업은행이 내주 중에 아시아나항공 M&A에 긍정적인 입장을 낸다 해도 상호 노력 등 기본 합의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다시 말해 고용 보장이나 인수 금융 지원과 같은 중차대한 사안이 거론되기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얘기다.
항공업계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최근 대한항공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산은이 대한항공 측에 아시아나항공 인수 제안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내주 16일에 구체적인 인수 가격까지 발표된다면 이미 한진그룹-산은 간 딜이 끝났다는 것으로 봐야 하나 현 단계에서는 M&A 가닥만 잡힌 것으로 봐야 한다"고 신중론을 제기했다.
또한 그는 "항공업계 M&A는 자주 있는 게 아닌 만큼 대한항공에 대한 특혜 시비도 일 가능성도 존재하는 만큼 산은도 조심스럽게 접근할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아울러 "인수 의향서(LOI)가 아시아나항공에 전달된 후에 인수 금액 산정과 근로자 고용 관련 언급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 서울 중구 소공동 소재 한진빌딩./사진=한진그룹 |
한편 현재 한진그룹은 현금 형편이 좋지 않다. 지주사 한진칼과 대한항공이 보유한 현금과 현금성 자산은 반기보고서상 총 1조4752억790만원이다. 때문에 최소 1조5000억원으로 평가되는 아시아나항공 M&A 작업이 원활히 이뤄지기 위해서는 산은의 인수금융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정부와 산은은 올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운영자금과 기간산업안정기금으로 6조1000억원을 긴급 수혈하며 근로자 고용 유지 조건을 내건 바 있다. '해고는 있을 수 없다'는 것이 문재인 정부의 노동 정책 기조다.
따라서 한진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합병하며 뒤따라올 에어부산·에어서울·아시아나IDT의 근로자들 역시 고용이 보장될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급여 문제도 거론될 수 있다. 대한항공 임직원들은 상당수가 순환 휴직을 하며 70% 수준의 급여를 받고 있다. 반면 아시아나항공과 관계사들도 순환 휴직을 실시 중이되 급여의 50%만 지급하고 있어 대한항공과 같은 수준으로 맞추게 될지 귀추가 주목되는 지점이다.
이에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항공사 M&A에는 피인수 기업의 조직과 브랜드가 완전 소멸되는 미국식과 병립 형태로 남게 되는 유럽식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의 자회사로 편입될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당분간 독자 경영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M&A가 완료되더라도 급여 차이는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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