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 지하철역 내에 ‘AI 문화체험관’이 개소됐지만 정작 인공지능(AI) 기술을 체험할 수 있는 콘텐츠가 마련돼 있지 않아 ‘속 빈 강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연일 30도가 넘는 폭염 속에 냉방조차 제대로 되지 않아 시민들에게 외면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용자가 적어 문을 닫게 된 광주역 가상현실(VR) 체험관을 되풀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23일 조선대학교와 광주도시철도공사에 따르면 ‘AI 문화체험관’은 지난 9일 금남로4가역 지하 1층(3번 출구 방향)에서 문을 열었다. AI 기반 문화예술 콘텐츠 체험을 통해 시민들이 AI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돕는다는 취지다.


지난 13일 ‘AI 문화체험관’. 개소한 지 4일 밖에 되지 않아 체험관 내부는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체험관은 유동인구가 많은 금남로 4가역에 위치해 있지만, 이용하는 시민들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AR‧VR체험에 흥미를 느낄 젊은 층 유동인구도 적어 장소 선정에 문제가 있어 보였다.
‘AI 문화체험관’에 들어 가보니 사실상 AI 기술을 체감할 수 있는 콘텐츠는 전무했다. VR 체험과 캐리커처 서비스가 전부였다. 체험관에 설치된 VR콘텐츠는 명화를 3D로 구현한 VR 미술과 가벼운 운동을 즐길 수 있는 VR게임이었다. 전국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흔한 VR 체험관 수준이었다.


디지털 캐리커처도 AI 기술과 거리가 멀어 ‘구색 맞추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대형 TV를 통해 디자이너가 실시간으로 제작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특별한 AI 기술은 찾아보지 못했고, 담당자들도 AI 기술과 융합된 부분은 없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30도에 육박하는 무더위에도 에어컨조차 가동되지 않아 시민들이 외면하는 모양새다. 이날은 체감온도 33도가 넘을 정도의 무더운 날씨였다. 폭염에 헤드셋과 마스크를 쓰고 VR을 체험하기 어려운 지경이었다.

담당자는 “에어컨 가동에 대해 광주도시철도공사 측에 요청을 했기 때문에 곧 가동이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에 기자는 개관 11일째를 맞는 지난 20일 오후 7시 반쯤 이 곳을 다시 찾았다. 여전히 AI 체험관을 찾는 시민들은 없었고, 에어컨 등 편의시설은 작동되지 않은 모습이었다.


운영 시간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점도 호응을 받지 못하는 이유로 꼽힌다. 전형적인 전시행정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체험관 운영 시간은 평일(월~금)의 경우 오후 3~8시이며, 주말(토~일)의 경우 오후 1~8시다. 하지만 기자가 이곳을 찾았던 20일 저녁 7시 반쯤 이미 VR 체험기기는 꺼져 있었다. 한 내부 관계자는 “직원은 평일 오후 6시면 이미 퇴근을 해 시설을 이용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밝혔다.

이를 놓고 광주역 가상현실 체험관 수순을 밟고 있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은 지난 2019년 광주광역시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정보통신산업진흥원) 지원을 받아 광주역 내 AR과 VR체험관을 열었다. 체험관은 4억 원의 예산을 들여 개소했지만 흥미를 끌만한 콘텐츠가 부족하고, 장소 선정도 미흡해 시민들에게 외면 받고 결국 문을 닫았다.
AI타임스 구아현 기자 ahyeon@aitimes.com
[관련기사] 4차 기술 도입 속도내는 광주도시철도공사…지하철역에 ‘AI 문화예술체험관’ 문 열어
[관련기사] 조선대 SW중심대학사업단, 초등·청소년 대상 코딩교육 박차
https://ift.tt/2V4yYxR
문화
Bagikan Berita Ini
0 Response to "광주 AI 문화체험관 가보니…"AI 없는 속 빈 강정” - AI타임스"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