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장릉 인근 인천 검단 아파트 불법 건축과 관련해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김포시 장릉(사적 제202호)에서 문제의 검단 신도시 아파트가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조선왕릉 40기 중 한 곳인 김포 장릉(章陵)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에 건설 중인 인천 서구 아파트 단지 44개동이 공사를 지속하고 있다. 사전심의 없이 보호구역 내에 높이 20m 이상의 건물을 지었다는 이유로 문화재청이 행정명령을 내리며 공사가 중단됐지만, 최근 법원이 건설사들의 공사 중지명령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이며 공사가 재개됐다.
당초 문화재청과 건설사들은 문화재위 현상변경 심의에서 입장을 조율했다. 그러나 외벽색상 변경 등 자신들이 낸 신청안이 연거푸 '보류' 결정되며 건설주체인 대광이엔씨(시공 대광건영)와 제이에스글로벌(시공 금성백조)이 심의신청을 철회했다. 원하는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낮은 만큼, 문화재위 설득 대신 행정소송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남은 한 곳인 대방건설도 지난달 23일 심의에서 빠졌다.
전례 없는 문화재위의 패싱 사태가 벌어졌지만, 상황은 건설사에 유리한 형국이다. 법원이 3400여세대에 달하는 수분양자의 재산권과 건설사 이해관계가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부분철거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문화재청은 즉각 재항고 했지만, 입주시기가 얼마 남지 않은 만큼 돌이키기 어렵단 의견도 나온다.
영국 리버풀 피어헤드 지역의 건물숲이 보이는 모습. 유네스코는 지난 7월 제44차 세계유산위원회 회의에서 리버풀 항구를 재개발에 따른 경관 훼손 등의 이유로 세계문화유산 목록에서 삭제했다. /사진=뉴시스 |
문제는 유네스코가 최근 '등재'보다 '보존관리'를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변화를 담기 위해 '세계유산협약 이행을 위한 운영지침'을 개정하고, 도심 지역 개발 증가에 따른 피해를 막기 위해 각국에 '유산영향평가(HIA)' 도입을 권고하고 있다.
특히 유네스코는 세계유산의 역사문화경관을 크게 따지는데, 이번 장릉 사태가 이 범위에 포함된다. 조선왕릉 경관 훼손에 대해 유네스코가 문화재청에 우려를 제기한 이유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유네스코가 개발행위 영향을 판단할 때 탁월한 보편적 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가 중요하다"며 "많은 경우 유산 주변 지역의 '스카이라인 진정성'을 검토한다"고 설명했다.
독일 쾰른 대성당 인근의 고층빌딩 개발안(왼쪽)과 저층으로 수정된 계획안의 모습. 시당국이 건설사업 중단 후 건축물 높이를 제한하며 세계유산 지위를 유지했다. /사진제공=문화재청 |
반면 적극적으로 경관 보존에 나서 세계문화유산 지위를 유지한 사례도 있다. 독일 쾰른 대성당은 성당 주변에 고층 빌딩이 들어서며 경관 가치가 훼손돼 위험에 처한 세계문화유산 목록에 올랐지만, 시 당국이 사업을 중단하고 건축물 높이를 제한하면서 지위를 이어가고 있다.
문화재청이 주장하는 부분철거를 이행한 사례도 있다. 중국 항저우 시후호 문화경관은 등재 당시 인근 샹그리아 호텔이 경관을 훼손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2019년 호텔 상부(6~7층)을 부분 철거하며 문제를 해결했다. 이란 이스파한 이맘광장도 인근 48m 높이의 복합시설 단지 건설로 경관이 훼손되는 문제가 발생하자 유네스코 권고에 따라 10여년 간 고층부를 철거해 문화유산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 항저후 시후호 문화경관이 세계문화유산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등재 이전 건립됐던 샹그리아 호텔의 상층부를 부분 철거했다. /사진제공=문화재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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