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우주국·러시아 연구팀, 궤도탐사선 관측으로 땅속 물 발견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화성판 그랜드 캐니언'으로 불리는 화성 '마리너 계곡'(Valles Marineris) 지표면 아래에 엄청난 양의 물이 존재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CNN 방송은 16일(현지시간) 유럽우주국(ESA)과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우주연구소 공동연구팀이 2016년에 발사돼 화성 궤도를 돌고 있는 엑소마스(ExoMars) 프로그램의 가스추적궤도선(TGO)을 이용해 마리너 계곡에 지표면 아래에 다량의 물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보도했다.
이 연구 결과는 우주분야 국제학술지 '이카로스'(Icarus)에 발표됐다.
마리너 계곡은 화성 적도 인근에 있는 태양계 최대의 협곡으로 깊이가 8km, 길이가 4천500km에 달한다. 미국 그랜드 캐니언보다 길이는 10배, 깊이는 5배, 폭은 20배 이상 크다.
연구팀은 TGO에 탑재된 '고해상도 고온열 중성자 검출기'(FREND)가 2018년 5월부터 지난 2월까지 마리너 계곡을 관측한 자료를 분석, 이곳에 물이 대량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FREND는 화성 지표면 1m 아래에 존재하는 수소 원자를 탐지해낼 수 있는 장비다.
연구책임자 겸 교신저자인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우주연구소 이고르 미트로파노프 박사는 "(TGO를 이용하면) 화성 표면 1m 아래를 들여다보고 이전 장비로는 발견할 수 없었던 물이 풍부한 '오아시스'도 찾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FREND 관측 자료를 분석, 거대한 마리너 계곡에서 비정상적으로 많은 양의 수소가 존재하는 지역을 발견했다"며 "수소가 물 분자를 이룬다는 것을 가정할 때 이 지역 표면 근처 물질의 40% 정도가 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화성의 적도에서 멀지 않고 물이 얼음 상태로 계속 존재하기 어려울 것으로 여겨져 온 마리너 계곡에 많은 양의 물이 있다는 것은 기존 연구 결과로 볼 때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화성에서 발견된 물은 대부분 극지방에 얼음 상태로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다른 궤도 탐사선들이 극지 외의 다른 지역에서 발견한 물은 대부분 소량이었다.
공동연구자인 러시아 아카데미 우주연구소 알렉세이 말라호프 박사는 "마리너 계곡 중앙 부분이 물로 꽉 차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며 "이곳은 기온이 낮게 유지돼 건조한 흙 아래에 얼음이 영구적으로 남아 있는 지구의 영구동토층과 매우 비슷하다"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이곳에 물이 얼음 또는 광물에 결합한 물 형태로 존재할 가능성이 있지만 이 지역이 물 함유량이 적은 광물로 이루어져 있어 물이 얼음 형태로 존재할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보고 있다.
ESA의 엑소마스 TGO 프로젝트 연구자인 콜린 윌슨 박사는 "현재 화성에 물이 어디에 어떻게 존재하는지 밝혀내는 것은 한때 물이 풍부했던 화성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하는 데 필수적"이라며 "이 연구가 거주 가능한 환경과 과거 생명체 흔적, 화성 초기 유기물질 등을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scitech@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1/12/17 16:19 송고
기사 및 더 읽기 ( "화성판 그랜드 캐니언 '마리너 계곡' 땅속에 물 대량 존재" - 연합뉴스 )https://ift.tt/3IXnQqU
과학/기술
Bagikan Berita Ini
0 Response to ""화성판 그랜드 캐니언 '마리너 계곡' 땅속에 물 대량 존재" - 연합뉴스"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