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일제 강점기 조선인 강제 노역 현장인 사도(佐渡) 광산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하기 위해 지난 1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추천서를 제출했다.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이날 오전 각의를 열어 사도 광산을 2023년 세계유산 후보로 추천하는 방안을 승인한 뒤 같은날 오후 프랑스 파리에 있는 세계유산센터에 추천서를 제출했다.
니가타현에 있는 사도광산은 태평양전쟁 시기에 일본이 철과 아연 등 전쟁 물자를 확보하는 데 사용한 광산이다. 일제 강점기 1200~2000명의 조선인이 이곳에서 강제 노역을 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일본은 이를 외면한 채 이 광산이 에도 시대(1603∼1867년) 일본 고유의 전통적 수공업을 활용한 산업 유산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날 사도 광산 세계유산 추천과 관련한 첫 태스크포스(TF) 회의를 개최했다. 총리와 내각을 보좌·지원하는 정부 기관인 내각관방 홈페이지에 따르면, TF의 목적은 “사도 광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실현을 위해 역사적 경위를 포함해 다양한 논의에 대응하기 위해 부처를 넘어선 대응을 강화”하고, “우리나라(일본)의 기본적 입장과 그동안의 노력에 대한 정당한 평가를 받기 위해, 그리고 근거 없는 중상에는 의연히 대응하기 위해 관계 부처 간에 정보를 공유하고, 정부가 하나가 돼 효과적인 대응을 검토하는 것”이다. 앞서 한국 외교부도 지난달 28일 일본 정부가 사도광산 세계유산 추진을 공식화하자 관계기관과 전문가가 참여하는 TF를 출범시킨 바 있다.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는 적어도 1년 6개월이 걸릴 전망이다. 세계유산센터는 오는 3월1일까지 일본 정부가 제출한 추천서와 관련 자료의 완결성을 검토힌 뒤, 유네스코민간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이코모스)로 넘긴다. 이코모스는 전문가들의 논의를 거쳐 내년 5월쯤 권고안을 결정한다. 최종 결론은 내년 6월말~7월초에 열리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나온다.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서는 21개국으로 구성된 세계유산위원회에서 3분의 2 이상인 14개국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교도통신은 유네스코가 한국과 일본이 사도 광산 문제에 관해 양자 협의를 하도록 촉구할 경우 심사가 미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반대하는 한국에 대한 대비가 충분하다고 말할 수 없고,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채택에 필요한 찬성표를 확보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아사히신문은 2일 사설을 통해 “어떤 세계유산도 복잡한 역사와 얽혀 있어 평가에는 빛과 그림자가 있다”며 “부(負)의 측면과 관련한 지적을 겸허히 마주해 (유네스코) 가맹 각국과 유산의 가치를 다면적으로 서로 인정하는 조화의 자세를 일본은 명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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